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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핵심클릭] 강남도 청약하게 해주세요

기사입력 2023-11-12 11:01 l 최종수정 2023-11-12 11:07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조감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조감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계절의 흐름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나 봅니다. 가을인데도 너무 더워서 선풍기를 켤까 고민했던 게 엊그제인데,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창문을 꽁꽁 닫고 보일러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뛰던 금리가 숨을 고른 상반기 이후부터 집값이 반등을 시작했지만, 다시 얼어붙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2일 현재 부동산 중개업소에 올라온 서울아파트 매매 매물은 78,602건으로 8만 건에 육박합니다. 1년 전 56,713건보다 38.5% 증가한 수치로, 이 업체가 통계를 집계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금리는 여전히 높고 경제 상황은 좋지 않은데, 가격이 높아지자 피로감을 느켜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는거죠. 반면, 그동안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값이 떨어져 엄두를 못 냈던 갈아타기 매물은 늘어나 쌓이기 시작한 겁니다. 청약 시장 역시 마찬가지여서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하는 단지가 속출했지만, 역시 분양가가 뛰자 올해 최대 강북 관심단지인 '이문아이파크자이'가 1순위 마감에 실패하는 등 분위기가 식으면서 미계약이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세간의 관심을 끄는 분양 단지가 있습니다. 바로 송파구 문정동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입니다. 사실 송파구임에도 입지가 그리 좋은 단지는 아닙니다. 1천 가구가 넘어 규모는 좀 있지만, 송파구에서도 가장 외곽으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와 인접해 있고, 전철역도 가깝지 않습니다. 하지만, 송파구라는 이유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강북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용면적 59㎡가 8억 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3억 원 이상 저렴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전용면적 49~74㎡ 299가구가 풀리는데, 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5만 명은 청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분위기입니다. 업체 역시 분양 잘 될 것 같으니 다들 여는 모델하우스조차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위치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위치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그런데 300가구도 되지 않는 분양 물량에 수만 명이 청약할 기세니 역시 이번에도 청약 당첨은 하늘의 별따기겠죠? 희망고문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게 이런 ‘착한’ 분양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연초만 해도 강남3구에서 올해 9곳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청약에 들어가는 곳은 문정동 한 곳 뿐이고, 5곳은 내년으로 밀렸고 남은 3곳 역시 올해 분양이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분양가를 임의로 높이는 것이 막힌 상황에서 공사비 상승분만큼이라도 더 올리겠다며 일정을 계속해서 미루는 것이죠. 언제 나올지 모르는 강남 분양만 기다리고 있어도 되는지, 아니면 고분양가 논란에도 강북 분양 받을지 청약대기자들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 가구 남짓으로 역대 최소라고 합니다. 일각에선 2021년 2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사업자들이 분양을 미루기 시작한 걸 이유로 듭니다.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이제는 그만 알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2019년 8월 분양가상한제 홍보 국토교통부 카드뉴스 중
↑ 2019년 8월 분양가상한제 홍보 국토교통부 카드뉴스 중

[ 김경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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