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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술집 ‘먹튀’에 우는 자영업자...공은 국회로 [인기척]

기사입력 2024-01-13 09:12 l 최종수정 2024-01-13 09:26
매년 반복되는 '먹튀' 논란...."수익 메우려 대출까지"
국회, 업주들 피해 고려한 '청소년 보호법' 등 개정안 발표

수원역.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수원역.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매년 12월 31일 밤, 열아홉 살 청년들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1월1일 0시 새해 종이 울리면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술집에 들어가는 게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성인이 된 첫날부터 술을 마시려는 청년들이 2~3시간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의 음주는 법적으로 문제 없다지만, 미성년자의 음주 그리고 ‘먹튀’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 해법이 없을까요.

MBN인기척은 지난 3일, 수원의 한 식당 주인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몇 년째 식당을 운영해 온 주인 김 모 씨는 지난 2022년 7월 당시 2달 영업정지를 받았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는 잘 되던 장사를 울며 겨자 먹기로 접고 대출 등으로 겨우 월세를 메웠는데, 이같은 사건의 발단은 손님 중 미성년자가 있어서였습니다.

당시 손님이 있던 자리에 미성년자가 동석해 10만 원 어치 술과 안주를 먹었고, 경찰에 신고가 돼 현행법 위반으로 2달 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겁니다.

영업을 재개한 후로 김 씨는 주민등록증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지만, 언제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수원역.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 수원역. / 사진 = 하승연 인턴기자

문제는 김 씨의 사례 뿐이 아닙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6만 원이 찍힌 영수증 사진과 “저희 미성년자다. 죄송하다. 신고하면 영업정지인데 그냥 가겠다”는 쪽지가 올라와 누리꾼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 미성년자인지 모르고 술을 팔았다가 해당 부모에게 욕설과 고소 협박을 받았다는 글 등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는 잇따르고 있습니다.

식품 접객 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했을 경우 영업허가 취소나 6개월 이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현행법이 자영업자에게만 불리하다는 겁니다.

이를 의식한 듯, 법제처는 구매자 나이 확인과 관련된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등 6개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청소년이 위·변조 혹은 도용한 신분증을 사용했거나 폭행·협박 등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 영업정지 등 사업자에 대한 제재 처분을 면제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종대학교 법학과 이재교 교수는 "해당 개정안이 발의될 경우 억울하게 업주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상황이 적어질 것"이라며 "발의된 개정안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고 꼭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으로 자영업자의 하소연이 조금은 해소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 인기척은 MBN '인'턴 '기'자들이 '척'하니 알려드리는 체험형 기사입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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